경영활동은 '결과 중심 프로그램'에 맞춰라
“만약 회사에 뱀이 나타났다고 가정합시다. 우선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컨설턴트를 초빙해 조언을 받을 거예요. 그리고 거의 1년이 지나도록 조언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버리는 게 빠른데 말이죠.” 로스 페로 전 GM 이사가 한 말이다.
하버드대 교수진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업의 개선 활동이 결과 중심적(result-driven) 프로그램이 아니라 활동 중심적(activity-centered)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활동과 결과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기 때문에 원하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종합 소재사인 K그룹은 2014년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전 임직원의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타깃층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영진과 현장 직원 두 그룹을 선정하고 그들이 무엇에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이메일 뉴스레터는 식상했다. 주관팀은 고민 끝에 아날로그 방식을 택했다. 그룹사별 경영진이 알아야 할 핵심 내용, 이달에 꼭 챙겨야 할 포인트를 ‘CEO메시지’란 칼럼 형태의 한 페이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공했다. 그러자 한 고위임원은 “내가 회의 시 언급해야 할 멘트까지 다 나와 있다. 종종 커닝페이퍼로 활용하기도 한다”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 직원들에겐 화장실 메시지와 짧은 영상이 파급력이 컸다. 매달 생산, 품질, 구매 등 담당자별로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도표와 캘린더를 만들어 화장실 문에 부착했고, 직원 대상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혁신문구들을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 엘리베이터 화면에 띄웠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경영의 핵심은 질문을 잘 던지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보다 ‘이것을 왜 해야 하나’ ‘이걸 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